← 블로그 목록
관광명소태국 eSIM →

로하 쁘라삿 가는 법|37개 금속 첨탑·입장료·옥상 전망 총정리

2026-07-17 · 이심바로
방콕 왓 라차낫다람의 로하 쁘라삿, 흰 벽 위로 솟은 황금빛 금속 첨탑들
사진: Supanut Arunoprayote, CC BY 4.0 / Wikimedia Commons

방콕 라차담넌 대로를 지나본 사람은 대부분 로하 쁘라삿을 이미 봤습니다. 황금산(왓 사켓)으로 가는 길에 창밖으로 스쳐 지나간 그 뾰족뾰족한 황금색 건물이 바로 여기예요. 문제는 다들 "저게 뭐지?" 하고 지나칠 뿐, 내려서 들어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20밧 남짓에 방콕에서 가장 독특한 건축물 내부와 라차담넌 대로 전망을 동시에 얻는 곳입니다. 필요한 시간은 40분. 왓 포나 왕궁처럼 반나절을 잡아먹지도 않고, 사람도 그 절반에 미치지 못해요. 가성비로만 따지면 방콕 사원 중 최상위권입니다.

한눈에 보기 입장료는 외국인 기준 20밧 수준(변동 가능, 현장 확인) · 대체로 오전 8~9시부터 오후 5시경까지 운영 · MRT 삼욧역에서 도보권, 또는 라차담넌 대로변 · 핵심만 40분, 황금산까지 묶으면 2~3시간

로하 쁘라삿은 어떤 곳?

정식 사원 이름은 왓 라차낫다람 워라위한이고, 그 안에 있는 이 금속 성채가 로하 쁘라삿(Loha Prasat)입니다. 이름 그대로 "쇠로 만든 성"이라는 뜻이에요.

1846년, 라마 3세(낭클라오 왕)가 손녀인 소마나스 와타나와티 공주를 위해 사원 건립을 명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라마 3세는 인도와 스리랑카의 고대 불교 건축을 본떠 직접 설계에 참여했다고 전해져요. 그런데 이 건물이 특별한 진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로하 쁘라삿이라는 형식의 건물은 원래 세계에 세 개뿐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고대 인도 슈라바스티에, 두 번째는 스리랑카 아누라다푸라에 있었어요. 그리고 앞의 두 개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즉 지금 방콕에 서 있는 이 건물이, 이 형식으로 온전히 남은 사실상 유일한 사례예요. 인도에도 스리랑카에도 없는 것을 보려면 방콕에 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건물은 라마 3세 재위 중에 완성되지 못했고,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다시피 하다가 1960년대에 라마 9세 시기 태국 예술국 주도로 공사가 재개됐습니다. 1995년에는 꼭대기 사당에 부처의 사리가 봉안됐고, 2007년에 이르러서야 일반에 제대로 공개됐어요. 착공에서 개방까지 160년이 걸린 셈입니다. 200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랐습니다.

한 가지 더. 예전 사진과 지금 모습이 다릅니다. 원래 이 건물의 첨탑은 검은 금속빛이었어요. "메탈 캐슬"이라는 별명도 거기서 나왔습니다. 최근 몇 년에 걸친 대규모 보수를 거치며 첨탑이 황금빛으로 덧입혀졌습니다. 검은 로하 쁘라삿 사진을 보고 갔다가 "다른 건물인가?" 하는 사람이 있는 이유가 이것이에요.

왜 가볼 만할까?

  • 입장료가 사실상 없는 수준입니다. 20밧이면 편의점 생수 값이에요. 방콕 주요 사원 입장료가 수백 밧인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아예 없습니다.
  • 세계에 하나 남은 형식입니다. "여기 아니면 볼 수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몇 안 되는 건물이에요.
  • 밖에서 본 것과 안이 완전히 다릅니다. 밖에서는 화려한 금색 탑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어둡고 서늘한 미로 같은 회랑입니다. 이 반전이 이곳의 진짜 매력이에요.
  • 올라갈 수 있습니다. 사원 대부분이 "보는" 곳이라면, 여기는 나선 계단을 타고 꼭대기까지 "오르는" 곳입니다.
  • 한산합니다. 바로 옆 황금산과 왕궁의 인파를 생각하면, 여기의 조용함은 거의 사치예요.
  • 40분이면 됩니다. 일정이 빡빡해도 끼워 넣을 수 있는 크기입니다.

핵심 볼거리

37개의 금속 첨탑

이 건물의 전부라 해도 좋습니다. 높이 약 36m에 3개 층으로 나뉘는데, 첨탑이 아래층에 24개, 중간층에 12개, 꼭대기에 1개로 배치돼 정확히 37개를 이룹니다.

37이라는 숫자는 장식이 아니에요. 불교에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갖춰야 할 37가지 요소(37 보리분법)를 뜻합니다. 즉 이 건물은 계단을 오를수록 첨탑 수가 24 → 12 → 1로 줄어들며, 수행이 깊어질수록 하나의 깨달음으로 수렴한다는 구조 자체를 건축으로 표현한 겁니다. 이 사실을 알고 올려다보면 탑의 배치가 완전히 다르게 보여요.

중앙 나선 계단과 회랑

내부로 들어가면 어둑한 회랑과 창문 없는 통로가 이어집니다. 화려한 외관과 달리 안쪽은 수행을 위한 승방 구조라, 조명이 최소한이고 공기가 서늘해요. 방콕의 더위 속에서 이 온도 차가 꽤 인상적입니다.

중심에는 꼭대기까지 이어지는 나선 계단이 있습니다. 폭이 좁고 가파른 편이라 오르내릴 때 서로 비켜 줘야 할 정도예요. 이 계단 자체가 사진 포인트로 유명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나선 구도가 특히 잘 나와요.

꼭대기 사리 사당

계단 끝에는 부처의 사리를 모신 작은 사당이 있습니다. 1995년에 봉안된 것으로, 이 건물이 관광지이기 이전에 신앙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 지점이에요. 조용히 참배하는 사람이 있으니 소음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옥상 전망

꼭대기 층 바깥으로 나가면 라차담넌 대로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옆으로 황금산(왓 사켓)의 금빛 쩨디가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민주기념탑 방향이 열려요. 무엇보다 첨탑들을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자리라,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해 질 무렵 금색 첨탑에 붉은 빛이 얹히는 시간대가 압권이에요.

본당과 부적 시장

로하 쁘라삿에 가려 지나치기 쉽지만, 경내에는 본당과 라마 3세 동상이 있는 왕실 정자도 있습니다. 사원 앞쪽에는 부적을 파는 시장이 서는데, 태국인들의 일상적인 신앙 풍경을 볼 수 있는 구경거리예요. 유리 진열장 안에 작은 불상과 부적이 종류별로 놓여 있고, 확대경을 들고 진지하게 감정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 부적은 기념품이 아니라 신앙의 대상이므로, 함부로 만지거나 값을 흥정하듯 대하지 않는 게 예의예요. 구경만 해도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라차담넌 대로의 풍경

사원이 면한 라차담넌 대로는 그냥 큰길이 아닙니다. 라마 5세(쭐랄롱꼰 왕)가 1897년 유럽을 다녀온 뒤 파리의 샹젤리제 같은 대로를 본떠 만들게 한 길이에요. 이름부터 "왕의 행차"라는 뜻이고, 실제로 왕실 행렬을 위한 길이었습니다. 왕궁에서 시작해 두싯 궁전 쪽으로 이어지는데, 민주기념탑이 그 중앙에 서 있고 로하 쁘라삿과 마하깐 요새가 이 대로변에 놓여 있어요.

그래서 이 자리는 방콕 구시가가 설계된 도시라는 사실이 눈으로 읽히는 지점입니다. 로하 쁘라삿 옥상에 올라 대로를 내려다보면, 왕조의 사원과 근대의 대로와 민주화의 상징이 한 화면 안에 겹쳐 있는 게 보여요.

소요시간별 코스

  • 40분(핵심만): 경내에서 외관 사진 → 로하 쁘라삿 내부 회랑 → 나선 계단으로 꼭대기 → 옥상 전망. 이것만으로 충분히 "봤다"고 할 수 있습니다.
  • 1시간(여유 있게): 위 코스에 본당과 부적 시장 구경을 추가.
  • 2~3시간(주변까지): 여기에 걸어서 황금산(왓 사켓)까지 올라 방콕 구시가 전경을 보고, 민주기념탑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 이 조합이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꼭 꼭대기까지 올라야 하냐고요? 네, 이건 올라야 합니다. 로하 쁘라삿의 절반은 "안에서 위로 오르는 경험"이에요. 밖에서 사진만 찍고 가면 사실상 절반만 본 셈입니다. 계단이 좁고 가파르니 무릎이 약하다면 천천히 오르세요.

가는 법

방콕 구시가(라따나코신) 지역이라 지하철역이 바로 앞에 있지는 않습니다. 선택지는 이렇습니다.

  • MRT 삼욧역: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입니다. 여기서 도보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다만 방콕의 낮 더위에서 걷는 거리라, 시간대에 따라 체감이 다릅니다.
  • 운하 보트: 쌘쌥 운하 보트의 판파릴랏 선착장이 사원 바로 근처입니다. 시암이나 프라뚜남 쪽에서 온다면 의외로 빠른 방법이에요. 다만 운항 시간과 노선은 요일·시간대에 따라 다르니 확인이 필요합니다.
  • 그랩·택시: 가장 편합니다. "왓 라차낫다람" 또는 "로하 쁘라삿"으로 검색하면 됩니다.
  • 왕궁·왓 포에서 걸어서: 구시가 안이라 도보로도 연결되지만, 한낮에는 상당히 덥습니다.

어느 역에서 몇 분이 걸리는지, 보트가 그 시간에 운항하는지, 요금이 얼마인지는 시간대와 시즌에 따라 달라지니 구글 지도에서 실시간 경로를 확인하는 편이 가장 정확합니다.

언제 가면 좋을까

  • 오전 이른 시간: 사람이 가장 적고 덜 덥습니다. 나선 계단을 여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어요.
  • 정오 전후: 내부 회랑은 서늘해서 괜찮지만, 옥상 전망대는 그늘이 없어 상당히 뜨겁습니다.
  • 늦은 오후: 사진에는 이때가 최고입니다. 낮게 깔린 햇빛이 금색 첨탑을 살리고, 옥상에서 보는 황금산도 이때 제일 예뻐요. 다만 폐장 시간이 이르니 여유를 두고 도착해야 합니다.

꿀팁 로하 쁘라삿 → 황금산 순서로 도세요. 로하 쁘라삿 옥상에서 황금산을 먼저 눈에 담은 뒤, 걸어가 그 위에 올라 반대로 로하 쁘라삿을 내려다보면 두 곳이 서로의 배경이 됩니다. 반대 순서로 가면 이 재미가 반감돼요.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 복장 규정이 있습니다. 신앙의 공간이므로 어깨와 무릎을 덮는 옷을 권합니다. 민소매나 짧은 반바지는 제지될 수 있어요.
  • 신발을 벗어야 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신고 벗기 쉬운 신발이 편합니다.
  • 계단이 좁고 가파릅니다. 짐이 크면 오르기 불편해요. 큰 배낭은 두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 내부가 어둡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면 흔들림에 유의하세요. 플래시는 삼가는 것이 예의입니다.
  • 현금 소액을 챙기세요. 입장료가 소액이라 큰 지폐는 거스름돈이 곤란할 수 있습니다.
  • 운영 시간이 자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폐장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여유 있게 오를 수 있어요.

근처 함께 볼 곳

  • 황금산(왓 사켓):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계단을 올라 방콕 구시가를 360도로 내려다보는 곳으로, 로하 쁘라삿과 세트에 가깝습니다.
  • 민주기념탑: 라차담넌 대로의 상징. 지나가는 길에 자연스럽게 보게 됩니다.
  • 왓 포·왕궁: 같은 구시가 안이라 하루 코스로 묶기 좋아요.
  • 카오산로드: 저녁 시간대에 이어 붙이기 좋은 위치입니다.

여행 데이터 준비

로하 쁘라삿은 건물 자체는 단순한데, 주변 이동이 은근히 까다로운 곳입니다. 방콕 구시가는 지하철망이 촘촘하지 않아 걷기·보트·그랩을 섞어야 하고, 그 판단이 전부 실시간 지도 위에서 이뤄져요.

게다가 이 건물은 아는 만큼 보이는 곳입니다. 첨탑이 왜 37개인지, 인도와 스리랑카의 원본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그 자리에서 찾아 읽으면 같은 건물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안내판이 태국어 위주인 구간에서는 번역기로 읽는 것도 필요하고, 황금산까지 걸을지 그랩을 부를지 결정할 때도 지도가 있어야 해요.

그래서 방콕 도착 즉시 데이터가 켜지도록 태국 eSIM을 미리 준비해 두는 걸 추천합니다. 공항에서 유심을 갈아 끼우거나 와이파이 기기를 빌리러 줄 설 필요 없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연결됩니다.

기존 한국 회선을 함께 켜두는 듀얼심 설정이라면 한국 번호를 유지한 채 태국 데이터만 eSIM으로 쓸 수 있어요. 단, 문자 수신과 인증은 사용 중인 통신사의 로밍 상태와 휴대폰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출국 전에 한 번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 준비, 지금 끝내세요

태국 eSIM을 한국어 안내와 함께.

태국 eSIM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