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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호르 가는 법|캄부가하이 폭포·발레테 나무·섬 한 바퀴 코스 총정리

2026-07-16 · 이심바로
에메랄드빛 물이 3단으로 떨어지는 시키호르 캄부가하이 폭포
사진: adam nicholson, CC BY 2.0 / Wikimedia Commons

시키호르는 '갈까 말까'보다 며칠을 두고, 어디에 숙소를 잡고, 섬을 어느 방향으로 도느냐가 만족도를 가른다. 필리핀에서도 '신비의 섬'으로 불리는 이 작은 섬은 정기 항공편이 없어 보홀이나 두마게티에서 페리로 들어가는데, 당일치기로 폭포 한 곳만 찍고 나오면 아쉽고, 하루라도 자면서 스쿠터로 해안도로를 한 바퀴 돌면 왜 여행자들이 여기서 며칠씩 머무는지 알게 된다.

솔직한 결론부터. 최소 1박, 스쿠터로 섬 한 바퀴(약 72km)를 돌 수 있으면 충분히 가볼 만하다. 폭포·수백 년 된 성당·거대한 나무·석양 해변이 반경 한 시간 안에 모여 있어, 이동이 짧은 게 이 섬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눈에 보기 · 섬 자체 입장료 없음(개별 명소는 소액 입장료·주차료·스윙 이용료 별도, 현지 확인) · 페리는 두마게티·보홀·세부에서 매일 운항(시간표·요금 변동 → 예매 앱·현지 확인) · 섬 내 이동은 스쿠터·트라이시클 · 해안 순환도로 약 72km · 여유 있게 보려면 1~2일

시키호르는 어떤 곳?

시키호르는 필리핀 중부 비사야 지역, 네그로스섬 동쪽에 떠 있는 작은 섬 하나가 그대로 하나의 주(province)를 이루는 곳이다. 섬이 작아 해안을 따라 난 순환도로가 약 72km에 불과하고, 스쿠터로 순수 주행만 하면 두 시간 남짓이면 한 바퀴가 돈다.

이 섬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필리핀에서 신비의 섬으로 불려온 내력이다. 스페인 식민 이전부터 이곳에는 약초와 주술로 병을 다스리던 전통 치료사, 이른바 마나남발(mananambal)이 있었고, 지금도 부활절 성주간이면 약초를 빻아 치유 물약을 만드는 의식이 열린다. 마녀와 흑마술의 섬이라는 소문은 대개 과장이지만, 그 신비로운 이미지 덕에 다른 필리핀 섬과는 결이 다른 여행지로 남았다.

왜 가볼 만할까?

  • 명소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폭포·성당·나무·해변이 섬 남쪽에 몰려 있어 하루면 핵심을 거의 다 본다.
  • 도로가 좋아 스쿠터 초보도 편하다. 순환도로가 평탄하고 포장이 잘 돼 있으며 차가 적어, 비사야에서 오토바이 여행하기 가장 좋은 섬으로 꼽힌다.
  • 물놀이와 문화가 한 섬에. 에메랄드빛 폭포에서 뛰어들다가, 오후엔 수백 년 된 성당과 나무를 보고, 저녁엔 석양 해변에 앉는 하루가 가능하다.
  • 아직 덜 붐빈다. 보라카이·세부처럼 대규모 리조트 단지가 없어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핵심 볼거리

  • 캄부가하이 폭포(Cambugahay Falls) — 라지(Lazi) 마을에 있는 시키호르의 상징. 에메랄드빛 물이 3단으로 떨어지고, 밧줄을 잡고 뛰어드는 '타잔 스윙'과 대나무 뗏목이 유명하다. 입장 자체는 무료지만 주차·스윙에는 소액이 든다.
  • 오래된 발레테 나무(Old Enchanted Balete Tree) — 라지 캄팔라나스에 있는, 400년이 넘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반얀나무. 뿌리 아래 찬 샘물에 발을 담그면 물고기가 몰려와 각질을 뜯는 천연 닥터피쉬 체험을 할 수 있다.
  • 라지 성당과 수도원(Lazi Church & Convent) — 1884년 산호석으로 지은 산이시드로 라브라도르 성당과, 아시아에서 가장 큰 축에 드는 목조·석조 수도원. 필리핀 국가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올라 있으며, 지금은 유산 박물관으로 쓰인다.
  • 팔리톤 비치(Paliton Beach) — 섬 서쪽 산후안에 있는 흰 모래 해변. 필리핀에서도 손꼽히는 석양 명소다.
  • 살라둥 비치(Salagdoong Beach) — 5m·10m 절벽 다이빙대가 있는 액티비티 해변(소액 입장료).
  • 루그나손 폭포(Lugnason Falls) — 캄부가하이보다 한산한 대안 폭포. 조용히 물놀이하기 좋다.
  • 반딜라안 국립공원(Mount Bandilaan) — 섬에서 가장 높은 지점. 전망탑에서 섬과 주변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소요시간별 코스

  • 반나절(4~5시간) — 시간이 정말 없으면 캄부가하이 폭포 + 발레테 나무 + 라지 성당만. 셋이 남쪽에 붙어 있어 이 조합이 가장 효율적이다.
  • 하루 — 위 셋에 팔리톤 비치 석양까지 더해 스쿠터로 섬 아랫부분을 크게 한 바퀴. 대부분의 여행자에게 가장 무난한 코스다.
  • 1박 2일 이상 — 살라둥 비치 절벽 다이빙, 루그나손 폭포, 반딜라안 전망까지. 섬 전체 72km 순환도로를 여유 있게 돈다.

꼭 다 봐야 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폭포 한 곳과 석양 해변 하나만 제대로 즐겨도 시키호르의 색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가는 법

시키호르에는 정기 항공편이 없어 페리로만 들어간다. 가장 흔한 경로는 네그로스섬 두마게티에서 출발하는 배로, 쾌속선 기준 이동 시간이 짧은 편이다. 보홀(탁빌라란)·세부에서도 배가 있어, 보홀 여행에 시키호르를 붙이는 한국 여행자가 많다.

  • 섬에는 시키호르 항구라레나(Larena) 항구 두 곳이 있으니, 예약한 배가 어느 항에 닿는지 확인해 두자.
  • 배편 시간표·요금·정박 항구는 자주 바뀌므로, 12Go 같은 예매 앱이나 현지 매표소·전광판에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 섬에 내리면 항구 앞에서 스쿠터(하루 대여)나 트라이시클을 잡는다. 스쿠터는 섬을 자유롭게 돌기에 가장 편하지만, 국제운전면허와 헬멧을 갖추고 안전 운전은 필수. 운전이 부담되면 트라이시클 기사와 반나절·하루 단위로 흥정해 도는 방법도 있다.

언제 가면 좋을까

건기인 12월~4월이 이동과 물놀이에 가장 무난하다. 우기에는 페리 결항이나 갑작스러운 스콜이 잦으니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게 좋다.

꿀팁 · 캄부가하이 폭포는 이른 오전에 가면 단체 관광객이 몰리기 전이라 한산하고, 물빛도 가장 예쁘게 나온다. 스쿠터로 섬을 돌 계획이면 아침 일찍 폭포부터 들르고 서쪽 해변에서 석양으로 마무리하는 동선이 편하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 물놀이 준비물 — 폭포 바닥이 미끄러워 아쿠아슈즈가 유용하고, 방수백·수건·여벌 옷을 챙기면 편하다.
  • 현금 — 섬 안에 ATM과 카드 결제처가 제한적이다. 입장료·대여료·식사는 현금(페소)이 필요하니 두마게티나 보홀에서 미리 준비하자.
  • 문화 존중 — '마녀의 섬'이라는 표현은 관광용 이미지일 뿐, 현지의 전통 치유 문화를 흥밋거리로만 소비하지 않는 태도가 좋다.
  • 자외선·탈수 — 그늘이 적은 해변과 도로가 많으니 자외선차단제와 마실 물을 챙긴다.

근처 함께 볼 곳

시키호르는 단독보다 주변 섬과 묶어 다니기 좋다. 페리로 40분~한 시간 거리의 두마게티는 아포섬 스노클링·다이빙의 거점이고, 반대편 보홀은 초콜릿 힐스·안경원숭이로 유명하다. 시키호르에서 1~2박 하고 두마게티나 보홀로 이어 붙이면 비사야 남부를 알차게 도는 일정이 완성된다.

여행 데이터 준비

시키호르는 명소들이 도로 표지 없이 흩어져 있어 구글 지도 없이는 폭포·해변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스쿠터로 72km 순환도로를 도는 내내 실시간 지도가 필요하고, 페리 예매 앱 확인, 간판·메뉴 번역, 숙소·투어 메시지까지 데이터가 있으면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켜지는 필리핀 eSIM을 미리 준비해 두면 편하다. 기존 한국 회선을 함께 켜두는 듀얼심 설정이라면 한국 번호를 유지한 채 필리핀 데이터만 eSIM으로 쓸 수 있어요. 단, 문자 수신과 인증은 사용 중인 통신사의 로밍 상태와 휴대폰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출국 전에 한 번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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