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스태츄 스퀘어(황후상 광장) 가는 법|센트럴 볼거리·소요시간 총정리

홍콩 센트럴 한복판, 초고층 빌딩 숲 사이에 툭 트인 광장이 하나 있어요. 스태츄 스퀘어(Statue Square), 우리말로는 흔히 황후상 광장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가느냐 마느냐"보다 몇 시에, 어디까지, 무엇을 곁들여 볼지예요. 광장 자체는 5분이면 한 바퀴 돌지만, HSBC 사자상·세노타프·주변 식민지 시대 건물까지 엮으면 센트럴 도보 산책의 출발점이 됩니다.
솔직히 이곳만 보러 일부러 찾아올 곳은 아니에요. 하지만 센트럴을 걸어서 둘러볼 계획이라면 반드시 지나치게 되는 무료 거점이라, "여기서 시작해 어디로 이어갈지"만 정해두면 30분이 알차집니다.
한눈에 보기: 입장료 무료·상시 개방된 공공 광장(주변 법원·클럽 건물은 내부 관람 불가)·MTR 센트럴역 K출구에서 도보 즉시·둘러보는 데 20~40분
스태츄 스퀘어는 어떤 곳?
19세기 말, 홍콩 사업가 폴 차터 경(Sir Catchick Paul Chater)의 구상으로 바다를 메운 매립지 위에 조성됐어요. 처음 이름은 '로열 스퀘어'였는데, 1896년 빅토리아 여왕의 즉위 기념 동상이 세워지면서 '동상 광장', 곧 스태츄 스퀘어로 굳어졌습니다. 한때는 빅토리아 여왕을 비롯해 에드워드 7세, 조지 5세 등 영국 왕실 인물의 동상이 줄지어 있었죠.
지금은 그 많던 왕실 동상이 없어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이 대부분의 동상을 뜯어 가 녹여버렸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끝난 뒤 빅토리아 여왕상은 빅토리아 공원으로 옮겨졌고, 조지 5세상은 영영 사라졌어요. 그래서 오늘날 광장에 홀로 남은 동상은 HSBC 초대 총지배인 토머스 잭슨 경(Sir Thomas Jackson)의 것 하나뿐입니다. '동상 광장'인데 정작 왕실 동상은 없는, 그 역사의 아이러니가 이곳의 진짜 이야기예요.
왜 가볼 만할까?
- 무료이고 늘 열려 있어요. 입장료도, 정해진 폐장 시간도 없는 공공 광장이라 부담 없이 들릅니다.
- 센트럴 도보 관광의 자연스러운 시작점. MTR 출구에서 바로 이어져, 여기서 HSBC·란콰이퐁·피크 트램까지 동선을 짜기 좋아요.
- 식민지 시대와 초고층 홍콩이 한 프레임에. 100년 된 세노타프와 옛 대법원 건물, 그 뒤로 솟은 노먼 포스터의 HSBC 빌딩이 한눈에 담깁니다.
- 일요일의 특별한 풍경. 1980년대부터 필리핀 가사노동자들이 쉬는 날인 일요일마다 이 일대에 모여 앉는, 홍콩만의 사회적 풍경을 볼 수 있어요.
핵심 볼거리
토머스 잭슨 경 동상 — 광장에 유일하게 남은 자립 동상이에요. HSBC를 키운 은행가로, 이 자리의 역사를 상징합니다.
세노타프(Cenotaph) — 광장 북쪽에 선 전몰자 위령비로, 1923년 런던의 세노타프를 본떠 세웠어요. 지금도 추모 행사가 열리는 곳입니다.
HSBC 사자상(스티븐·스팃) — 광장 남쪽, 데보 로드를 건너면 있는 HSBC 본점 앞 청동 사자 두 마리예요. 각각 옛 상하이 지점 매니저의 이름을 땄고, 한 마리는 포효하고 한 마리는 잔잔한 표정입니다. 만지면 복이 온다는 속설로도 유명하죠.
정의의 여신상 — 광장을 마주 본 옛 입법회 건물(현 홍콩 종심법원) 꼭대기에, 눈을 가린 그리스 정의의 여신 테미스상이 서 있어요.
소요시간별 코스
- 20분 — 광장을 한 바퀴 돌고 잭슨 동상과 세노타프, 건너편 HSBC 사자상까지만 눈에 담기. 사진 몇 장이면 충분해요.
- 1시간 — 여기에 채터 가든에서 잠깐 쉬고, 옛 대법원 건물과 홍콩 클럽 빌딩까지 천천히 둘러보기.
- 2시간 이상 — 란콰이퐁·소호, 혹은 스타페리 선착장까지 걸어 센트럴 반나절 코스로 확장.
꼭 다 봐야 하냐면, 아니에요. 광장 자체는 20분이면 충분하고, 진짜 재미는 여기서 어디로 이어 걷느냐에 있습니다.
가는 법
MTR 센트럴역(Central)에서 내려 K출구로 나오면 광장과 바로 연결돼요. 채터 가든 쪽은 J2 출구가 가깝습니다. 홍콩섬 트램이나 스타페리에서 내려 걸어와도 5~10분 거리라 동선에 끼워 넣기 쉬워요. 다만 홍콩 MTR 노선과 출구 번호는 공사·개편으로 바뀔 수 있으니, 구글 지도나 현지 안내판에서 최신 경로를 한 번 확인하는 걸 권합니다.
언제 가면 좋을까
평일 낮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나와 활기차고, 일요일에는 필리핀 커뮤니티가 모여 광장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 사진을 여유롭게 찍고 싶다면 사람이 적은 평일 오전이나 늦은 오후가 한산합니다. 여름철 홍콩은 습하고 더우니 한낮 땡볕은 피하는 게 좋아요.
꿀팁: 비 오는 날에는 란드마크 쇼핑몰에서 채터 하우스를 거쳐 광장 근처까지 실내 통로로 이어져요. 우산 없이도 센트럴 핵심부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점
- 광장은 그늘이 적어요. 여름엔 모자·물, 겨울엔 바닷바람 대비 겉옷이 있으면 좋습니다.
- 특별한 복장 규정은 없지만, 바로 옆이 법원 구역이라 소란은 삼가는 분위기예요.
- 일요일 오후엔 사람이 매우 많으니, 앉을 자리를 기대하기보다 걸으며 구경하는 편이 낫습니다.
- 주변 건물(대법원·홍콩 클럽)은 내부 관람이 안 되니 외관 위주로 보세요.
근처 함께 볼 곳
- HSBC 본점 빌딩 — 사자상과 함께, 1층 필로티를 그대로 지나갈 수 있는 개방형 로비가 인상적이에요. 바로 뒤엔 I.M. 페이가 설계한 중국은행 타워가 솟아 있습니다.
- 채터 가든(Chater Garden) — 광장 옆 작은 도심 정원. 잠깐 앉아 쉬기 좋아요.
- 스타페리 선착장 — 북쪽으로 걸어가면 빅토리아 항을 건너는 스타페리를 탈 수 있어요.
- 란콰이퐁·소호 — 언덕을 오르면 센트럴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맛집·바 골목이 이어집니다.
여행 데이터 준비
이런 도보 중심 코스일수록 데이터가 곧 여행의 질이에요. 구글 지도로 K출구와 다음 목적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영어·광둥어 안내판을 번역기로 읽고, 근처 식당을 즉석에서 예약하려면 끊김 없는 인터넷이 필요하니까요. 특히 센트럴처럼 골목과 지하 통로가 얽힌 곳에선 지도 앱 없이는 한 블록 차이로 헤매기 쉽습니다.
그래서 출국 전에 홍콩·마카오 eSIM을 미리 준비해두면 공항 도착 즉시 데이터를 켤 수 있어요. 기존 한국 회선을 함께 켜두는 듀얼심 설정이라면 한국 번호를 유지한 채 홍콩·마카오 데이터만 eSIM으로 쓸 수 있어요. 단, 문자 수신과 인증은 사용 중인 통신사의 로밍 상태와 휴대폰 설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출국 전에 한 번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